상상 친구 출현기 (3~4세), 아이의 마음이 자라는 신호입니다.

1. 서론

“얘는 내 친구 ‘콩이야’, 나랑 같이 밥 먹고 있어.”
“여기 앉아 있는 친구한테 인사해 줘.”

3~5세 사이 아이와 생활하다 보면 갑자기 존재하지 않는 친구와 대화하거나 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이 시기를 상상 친구 출현기라고 부릅니다.

많은 부모와 교사들은 “혹시 외로워서?”, “현실과 상상을 구분 못 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곤 하지만, 실제로 상상 친구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일부이며, 오히려 아이의 정서 발달과 창의력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상상 친구 출현기의 특징, 이유, 그리고 부모와 교사가 어떻게 반응하면 좋은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2. 상상 친구란 무엇인가요?

상상 친구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아이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 친구입니다.
아이들은 이 상상의 친구와 대화하거나, 함께 놀이를 하기도 하며, 때로는 말을 대신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상상 친구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상상 친구는 보통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 이름이 있고 성격도 있음
• 말도 하고 함께 놀거나 밥도 먹음
• 때때로 혼나는 일도 상상 친구 탓으로 돌림

이러한 행동은 현실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상상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 놀이의 일종입니다.

 

3. 상상 친구가 나타나는 시기와 이유

상상 친구는 대개 3세에서 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이 시기는 아이의 언어, 상상력, 사회성 등이 급격하게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내면의 세계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상상의 친구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상상 친구가 나타나는 주요 이유

1. 사회적 욕구 충족
   • 외동이거나 또래 친구가 적은 경우, 놀이 상대로 상상 친구를 만들어냄
2. 감정 표현과 조절
   • 화가 나거나 속상한 감정을 상상 친구에게 말하거나, 친구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 감정을 조절
3. 자기 통제력과 문제 해결력 연습
   • 혼자 노는 중에도 상상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움
4. 창의성과 상상력 발달
   • 스토리를 구성하고 대사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창의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됨

이처럼 상상 친구는 외로움 때문만이 아니라, 아이의 내적 세계가 자라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4. 상상 친구가 있을 때의 아이 행동 특징

• 혼잣말을 자주 하고, 손짓으로 친구와 대화하는 듯한 행동
• 빈자리를 가리키며 “여기 ○○가 앉아 있어”라고 말함
• 실수나 잘못을 “○○가 했어”라고 말하며 책임 회피
• 장난감이나 음식 등을 상상 친구와 나누는 모습을 보임
• 이야기와 놀이가 매우 창의적이고 풍부함

이런 행동을 부모나 교사가 이상하게 여기거나 억지로 멈추게 하면, 아이는 창의력과 감정 표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5. 부모와 교사가 해야 할 반응과 태도

1) 인정하되 과도하게 개입하지 않기

상상 친구가 있다고 해서 놀라거나 부정하지 마세요.
“아, 콩이랑 놀고 있었구나?”, “콩이도 맛있게 먹고 있네”처럼 존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태도가 좋습니다.

단, 상상 친구가 모든 상황에서 핑계가 되거나, 실제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적절히 조율해 주어야 합니다.

2)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기

상상 친구를 통해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에 주목하세요.
예: “콩이가 화났대요” → 아이가 무언가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콩이가 왜 화났을까? ○○도 그런 기분이었니?”라고 말해 감정을 끌어내 주세요.

3) 또래 친구와 어울릴 기회를 제공하기

상상 친구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현실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놀이터, 어린이집, 가족 모임 등을 통해 현실의 사회적 관계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세요.

4) 이야기 소재로 활용하기

상상 친구를 주제로 아이와 그림 그리기, 동화 만들기 등을 하면 상상력도 키우고 감정 표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예: “콩이랑 오늘 무슨 일이 있었어?”, “콩이는 어떤 친구야?”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의 내면을 이해할 수 있어요.

 

6. 주의해야 할 경우는 언제일까요?

상상 친구는 대부분 건강한 발달의 일부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7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상 친구와의 관계가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강한 경우
• 상상 친구가 아이에게 해를 끼치거나 두려움을 주는 존재일 경우
• 사회적 고립이 심하고 실제 또래 친구와의 관계 형성이 어려운 경우

이런 경우에는 발달심리 전문가나 소아정신과 상담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7. 결론

상상 친구 출현기는 아이의 언어, 감정, 사회성, 창의력이 조화롭게 발달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부모나 교사가 이를 ‘이상한 현상’으로 간주하지 않고, 아이의 상상력을 지지하고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아이는 더욱 건강하고 풍부한 내면 세계를 갖게 될 것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아이에게는 진짜인 친구”
그 친구는 어쩌면 아이가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를 스스로 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